이란 전쟁 코스피, 3월 이틀 만에 19%, 지금은 딴 얘기
이란 전쟁이 코스피에 미친 영향을 3월 폭락부터 최근 반도체 랠리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했어요. 물가·유류세 얘기도 같이 담았어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금 코스피를 움직이는 건 유가가 아니라 반도체예요. 근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3월엔 완전히 딴 얘기였거든요.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유가 오르면 증시도 나쁠 줄 알았는데
2월 28일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전쟁이 시작됐고, 이란이 맞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사실상 막아버렸어요. 그 여파로 코스피는 3월 3일 하루 만에 -7.24%, 다음 날인 3월 4일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면서 -12.0%를 기록했어요. 이틀 동안 대략 1,200포인트가 날아간 거예요.
근데 다들 유가가 오르면 증시 전체가 나빠질 거라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정유주는 오히려 웃었어요. S-Oil이 5.53%, SK가스가 3.93%, E1이 2.95% 올랐거든요. 유가 상승 자체가 이 회사들한텐 호재였던 거죠.
사실 저는 그 폭락 뉴스 보고 잠깐 갖고 있던 거 정리할까 고민했었어요. 근데 안 팔길 잘한 거지, 그때 팔았으면 지금 와서 많이 억울했을 것 같아요.
그럼 오르기만 했나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항공주 얘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에요. 항공유 가격이 확 뛰면서 국제선 일부는 감편했고, 저가항공사 중엔 무급휴직을 신청하는 곳까지 나왔어요.
그러니까 "유가 급등 = 증시 하락"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이번엔 안 맞았던 셈이에요. 같은 에너지 이슈인데도 정유주랑 항공주가 정반대로 움직였으니까요. 저도 이거 찾아보면서 업종별로 이렇게까지 갈릴 줄은 몰랐어요.

환율도 기름값도 같이 튀었어요
전쟁 여파는 환율에도 바로 왔어요.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넘었고,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을 돌파했어요. 약 4년 만에 보는 가격대였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이 원유 수입의 68.8%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는데, 그 얘기 듣고 나니 왜 이렇게 직격탄을 맞았는지 좀 납득이 됐어요.

실제 물가에도 고스란히 찍혔어요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2% 올랐어요. 5월(3.1%)보다 더 오른 거고, 그중에서도 석유류 물가가 24.7%나 뛰었어요. 이게 2022년 7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었대요.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진정되고 정부 대책 효과가 붙으면 7월엔 물가가 좀 낮아질 거라고 전망했었어요. 근데 이건 6월 말 시점 얘기고, 7월 중순 들어 다시 교전이 시작되면서 유가가 재차 올라온 걸 보면 이 전망이 그대로 맞아떨어질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KDI 분석을 보면 국제유가가 10%포인트 오를 때, 그 원인이 이번처럼 "공급 자체가 막혀서"인 경우엔 단순 수요 증가 때보다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약 2배 크다고 해요. 호르무즈 해협처럼 물리적으로 길이 막히는 상황이 수요 변화보다 훨씬 아프게 온다는 얘기더라고요.

정부는 유류세를 두 배 넘게 깎았어요
물가 부담을 줄이려고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확 늘렸어요. 휘발유는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요. 원래 5월 31일에 끝날 예정이었던 조치를 7월 31일까지 연장하기도 했고요. 석유 최고가격제나 할당관세 확대 같은 것도 같이 돌아가고 있대요.
(여담이지만, 저는 유류세라는 게 그냥 고정된 세금인 줄 알았지 이렇게 상황 봐가면서 비율을 조정하는 건지 몰랐어요.)

근데 지금 코스피를 움직이는 건 유가가 아니에요
6월 12일엔 미국·이란 종전 합의 기대감이 퍼지면서 코스피가 8,200선까지 회복했어요. 그러다 7월 중순 재교전 소식에 다시 흔들리나 싶었는데, 정작 지금(7월 15일 기준) 코스피는 7,284로 마감했고 그날 하루만 6.24% 올랐어요.
이유가 뭐냐면 반도체예요. SK하이닉스가 9.46%, 삼성전자가 6.27% 급등했는데,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 컸다고 해요. 유가·전쟁 이슈는 여전히 살아있는데도, 지금 당장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은 완전히 다른 데서 나오고 있는 거죠. 이 부분이 저는 제일 흥미로웠어요.

- 3월: 전쟁 발발, 코스피 이틀간 폭락, 정유주만 상승
- 6월: 종전 기대감으로 8,200선 회복, 근데 물가는 3.2%까지 오름
- 7월: 재교전으로 유가 재상승, 근데 코스피는 반도체 덕에 오히려 더 오름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같은 전쟁 하나를 두고도 시점마다 증시를 움직이는 손이 계속 바뀌었더라고요. 미국 에너지 ETF(XLE)로 이번 유가 급등 배경을 더 자세히 다룬 글도 있고, 지금 지수를 끌어올리는 반도체 하락 사이클에 대한 글도 같이 보시면 흐름이 더 잘 잡힐 것 같아요.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리고 그게 다시 물가·증시에 어떤 식으로 튈지는 저도 계속 지켜보려고요.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주유소 가격판 사진 CC BY 3.0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