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비둘기 민원, 3년 새 2배로 늘었어요

서울 지하철역과 기차역에 비둘기가 몰리면서 민원이 크게 늘었어요. 왜 이렇게 늘었는지, 각 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정리했어요.

Share
지하철역 비둘기 민원, 3년 새 2배로 늘었어요

용산역사 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한 직원은 "오늘도 몇 마리 다녀가셨어요"라며 웃었대요. 아침부터 비둘기 서너 마리가 역사 내부를 날아다녔다는 거예요. 음료를 만들거나 디저트를 포장할 때 비둘기가 날아들까 봐 위생이 가장 걱정된다고도 했어요. 서울 시내 주요 기차역·지하철역이 비둘기 출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인데, 몇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짚어볼게요.

민원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나요

코레일에 접수된 비둘기 관련 민원은 2023년 114건, 2024년 123건, 2025년 128건으로 완만하게 늘었어요. 그런데 서울교통공사로 들어온 민원은 2022년 98건에서 2025년 212건으로, 3년 새 2배 넘게 뛰었어요. 같은 비둘기 문제인데 기관마다 증가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역이 코레일 역보다 유동인구가 많고 카페·매장도 촘촘히 들어서 있어서인지, 체감하는 변화 폭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보도블록에 모인 비둘기 무리

서울시는 대응 안 하나요

서울시는 작년(2025년)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구역 38곳을 지정했어요. 그런데 정작 지하철역과 기차역은 이 금지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어요. 기차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을 위한 카페·식당 주변에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작 비둘기가 가장 몰리기 좋은 장소는 규제 밖에 있었던 셈이에요.

"먹이 주지 마세요" 경고 표지판

왜 하필 역에 몰릴까요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발표한 '야생조류 현안 대응 및 공존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어요. 보고서는 "서울역, 청량리역 등은 장기간에 걸쳐 인간 활동과 먹이 자원이 지속적으로 제공돼온 역사적 공간"이라며, "집비둘기는 반복적인 먹이 획득이 가능한 장소에 대해 높은 장소 충실도를 보인다"고 설명했어요. 쉽게 말하면 한 번 먹이를 구한 장소를 비둘기가 계속 기억하고 되찾아온다는 뜻이에요.

점자블록이 깔린 보도를 걷는 비둘기 두 마리

위생 문제는 없나요

비둘기가 사람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지만, 푸드덕거리며 날아다니는 과정에서 먼지를 일으키고 곳곳에 배설물을 남겨요. 용산역에서 7년째 청소반장으로 일하는 한 직원은 "비둘기 깃털이 날리고 배설물도 쌓여서 고생"이라며, "먹이를 주는 분들에게 강제로 뭐라고 하기도 어려워 어쩔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어요.

회색 배경 위 비둘기 깃털 클로즈업

각 역은 어떻게 막고 있나요

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합정역의 사례가 흥미로워요. 2024년부터 2년간 출구에 맹금류 그림을 붙여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대요. 그래서 최근에는 원형 패턴이 그려진 코팅지로 바꿨는데, 비둘기가 이 원형 무늬를 맹금류의 눈동자로 인식해 피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매나 부엉이를 역에서 키워야 할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하니, 그만큼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가 봐요.

조류 퇴치용 스파이크에 앉은 새

김성만 한국조류보호협회장은 "비둘기가 더이상 자연에서 먹이를 못 찾기 때문에 기차역 등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내쫓거나 잡기보다는 지자체 차원에서 도심이나 주거지와 떨어진 곳에 비둘기 서식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어요. 표지판을 세우고 코팅지를 붙이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읽혀요. 근본적인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역을 오가실 때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