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락 사이클은 없다는 말, 진짜일까요
반도체 하락 사이클은 없어졌다는 말, 진짜일까요. 삼성전자 폭락 이후 D램 가격·재고·설비투자 지표로 사이클의 실체와 하락 시점을 직접 짚어봤어요.
오늘 아침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 알림 보고 진짜 놀랐어요. 장중 한때 9% 가까이 빠졌더라고요.
바로 전날 역대 최대 영업이익(89조 4천억 원)을 찍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이 정도로 빠질 일인가 싶었습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하게 무너졌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떴어요.
얼마 전에 코스피는 날아가는데 네이버 주가만 제자리인 이유라는 글을 썼는데, 그때 코스피를 끌고 간 주인공이 딱 반도체였거든요. 근데 오늘 보니까 그 주인공이 갑자기 고꾸라진 거예요.
요즘 커뮤니티 가보면 반대되는 얘기가 동시에 돌아요. 한쪽에서는 "AI 수요 때문에 이제 반도체는 사이클을 안 탄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오늘 같은 폭락을 보면서 "역시 사이클은 못 속인다"고 하고요. 그래서 진짜 뭐가 맞는지, 지표를 하나씩 직접 뜯어봤습니다.
사이클이 사라졌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오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왜 이렇게 빠졌을까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피크아웃(정점 통과)' 공포가 번진 게 직접적인 이유예요.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였는데 매출 증가 속도가 꺾인 게 발단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실적이 역대급인데 왜 떨어지나 싶었거든요.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 그런데 매출액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돈 게 문제였더라고요. 영업이익은 최고치인데 매출 증가율은 둔화됐다는 신호로 읽힌 거죠.
역대 최대 실적. 근데 역대급 폭락. 이 조합이 오늘 하루를 다 설명해줍니다.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정지)에 이어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중단)까지 떴다니, 이 정도면 패닉이라고 봐야겠죠. 솔직히… 이렇게 급하게 빠질 줄은 몰랐어요.
D램 가격, 사이클이 없어진 것처럼 계속 오르고 있나
답부터 말하면, 지금까지는 사이클이 없어진 것처럼 계속 오르고 있어요. 2026년 2분기 범용 D램 가격이 1분기보다 58~63% 뛰었고, 낸드플래시도 55~60% 급등했거든요.
체감이 잘 안 오시면 이 숫자 하나면 될 것 같아요. DDR5 32GB 가격이 석 달 만에 17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뛰었습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 기준, 6월 말 최저가는 약 65만 원). 거의 네 배예요.
근데 3분기 전망이 기관마다 완전히 갈려요. 트렌드포스는 상승폭이 D램 13~18%, 낸드 10~15%로 줄어들 거라고 보는데, UBS는 반대로 DDR 계약가가 32%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봐요. 상승률이 둔화된다는 것 자체가 사이클 반전의 첫 신호일 수도 있어서, 저는 이 숫자를 제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재고는 아직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
아니요, 지금 재고는 오히려 타이트한 상태라 당장 위험 신호는 아니에요. 선단 제품(DDR5·LPDDR5x) 재고가 정상 수준(3~4주)보다 짧은 1~2주까지 내려가 있거든요.
사실 저도 이번에 자료 찾다가 'BB율(북투빌 비율)'이란 말을 처음 들었어요. 다들 아는 것처럼 말해서 혼자 슬쩍 검색해봤는데, 반도체 업체들 수주액을 출하액으로 나눈 값이더라고요. 1.0을 넘으면 경기 상승, 밑돌면 둔화 신호로 본다고 합니다.
(여담인데, 반도체 사이클 자료를 찾다 보면 이 재고 얘기가 거의 빠짐없이 나오더라고요. 그만큼 업계에서 제일 먼저 챙겨 보는 지표라는 뜻 같아요.)
D램·낸드는 보통 3~4주 재고가 정상이고, 이 기준을 넘어 쌓이기 시작하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따라오는 게 순서예요.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쪽, 재고가 모자란 쪽에 가깝습니다.

근데 왜 하필 지금 99조를 쏟아붓는 걸까
2026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설비투자(CAPEX)가 99조 4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예요. 근데 이 '역대급 투자' 자체를 위험 신호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2024년 67조 3천억 원, 2025년 75조 3천억 원, 그리고 2026년 99조 4천억 원. 매년 이렇게 불어나고 있어요. '빅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지난주에 딱 이 지점을 짚었습니다. 용인·광주 클러스터에 쏟아붓는 800조 원 넘는 투자 계획 자체가 AI 투자 사이클의 정점 신호라는 거예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65% 이상 높다면서, 이 정도 과열은 2000년 닷컴버블 이후 26년 만이라고 하더라고요.
일본 언론에서는 좀 다른 각도로 걱정하고 있어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의 약 60%(마이크론까지 합치면 90%)를 차지하면서, 1980년대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견제했던 것처럼 통상 압박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거죠.

역사적으로 봐도 '역대급 투자 발표'가 나온 다음엔 꼭 공급과잉이 따라왔다는 얘기가 있어요. 이게 은근히 소름 돋는 부분이었습니다.
2018년, 2022년엔 뭐가 사이클을 꺾었을까
한마디로, 두 번 다 "증설 → 재고 누적 → 가격 폭락 → 감산 → 반등"의 똑같은 5단계를 거쳤어요. 2018~2019년엔 D램이 40%, 2022~2023년엔 8개월 만에 35%가량 떨어졌고요.
2017~2018년 서버 수요 호황에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이 증설했는데, 2018~2019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구매를 줄이면서 재고가 쌓였고 D램 가격이 40%, 낸드는 60% 가까이 폭락했어요. 2022년엔 글로벌 경기 침체로 DDR4-3200 8GB 기준 2월 37,500원이던 게 10월엔 24,2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23년 상반기에만 8조 9,400억 원 영업손실을 냈고요.
| 구분 | 2018~19년 | 2022~23년 | 2026년 지금 |
|---|---|---|---|
| 계기 | 서버 수요 둔화 | 글로벌 경기침체 | 아직 진행형 |
| D램 하락폭 | 약 -40% | 약 -35%(8개월) | - |
| 재고 상태 | 급증 | 급증 | 오히려 타이트(1~2주) |
| CAPEX | 직전 호황기 증설 | 생산 확장 중 조정 | 역대 최대(99.4조 원) 집행 중 |
표로 놓고 보니까 지금은 재고랑 CAPEX 흐름이 과거 두 번이랑 정반대예요. 이게 "이번엔 다르다"는 쪽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래서 오히려 더 늦게, 더 세게 온다"는 반대쪽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언제쯤이라고 보나
결론부터 말하면, UBS는 공급 부족이 2028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다 2029년에 완만한 하락이 올 거라고 봐요. 마이클 버리처럼 이미 정점 신호가 나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요.
정리하면 이래요. UBS는 2028년 상반기까지는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2029년에 '완만하게' 꺾인다고 보고, 어떤 애널리스트들은 슈퍼사이클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봐요. 오늘 나온 기사에도 "빅테크 투자 포기 전까진 2~3년 더 갈 것"이라는 코멘트가 있었고요.
근데 "죽음의 사이클은 없다"는 시각도 있어요. 메모리가 AI 시대 핵심 부품(HBM)으로 자리잡으면서, 불황이 오더라도 예전처럼 급락하진 않고 완만하게 넘어갈 거라는 얘기예요. 반대로 마이클 버리는 이미 정점 신호가 나왔다고 보고 실제로 숏 포지션까지 잡았고요.

이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으면… 사실 저도 어느 한쪽 손을 확실히 들긴 어렵더라고요. 이 전망들도 다 추정치일 뿐이라 딱 맞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반도체 하락 사이클은 없다"는 말, 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봐요. 사이클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고요. 다만 예전처럼 갑자기 확 꺾이는 급락형이 아니라, 완만한 조정형으로 형태가 바뀔 가능성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다 짚어봤지만, 가장 강한 신호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재고를 보겠어요. 재고가 3~4주 정상 수준을 넘어 쌓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진짜 변곡점일 거라고 봅니다. 지금(1~2주)은 아직 그 신호가 아니고요.
| 지표 | 지금 상태 | 위험 신호로 바뀌는 기준 |
|---|---|---|
| D램 가격 | 분기 58~63% 급등 중 | 상승률이 뚜렷하게 꺾일 때 |
| 재고 | 1~2주(타이트) | 3~4주 정상 수준을 넘어설 때 |
| CAPEX | 99.4조 원, 역대 최대 집행 중 | 증설 물량이 실제로 쏟아지기 시작할 때 |
| 전문가 전망 | 2028년 상반기까지 공급부족 우세 | - |
반도체 들고 계신 분들 마음, 저도 비슷해요. 오늘 같은 날은 진짜 심장에 안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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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인용된 수치와 전망은 각 발표·보도 시점 기준이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